건강하고 저렴한 식사, 주방의 공유, 공동구매 등을 통해 호혜공생(互惠共生)의 가치와 철학을 구현하는 생활공동체 ‘모두의 부엌 춘천’이 지난 16일 동부시장(동부시장 77·78호)에 문을 열었다.이날 개업식에는 허영 국회의원, 최윤 강원민주재단 이사장, 소지영 명창, 윤민섭 시의원, 여러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하여 ‘모두의 부엌 춘천’의 첫걸음을 응원했다. ‘모두의 부엌 춘천’은 65세 이상 어르신과 대학생 포함 청소년, 자전거를 타고 오는 시민들에게는 3천 원대 특별가로 점심 식사를 제공하며 각종 안주와 주류도 저렴하게 즐길 수
김유정문학촌이 ‘모든 물건에는 그 주인과 제자리가 따로 있다’라는 물각유주(物各有主) 정신을 실천하고 지난 8월 별세한 유용태(1932~2023) 강원고미술연합회 고문의 삶을 조명하는 전시 ‘수집가의 마음, 사물들의 자리-물각유주物各有主’를 마련했다.강원의 고미술품과 민예품을 평생 수집하고 연구해 온 그는 2019년 ‘김유정이 친구 김학수라는 인물에게 받은 엽서’를 시작으로 7천 점이 넘는 고미술품과 민예품을 김유정문학촌에 기증했다.유 고문은 서울 배재고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학사경찰 1기로 경찰에 입문, 화천과 철원,
어린 시절 우리는 운교동에 살았다. 골목이 전부 초가집이었다. 한 집에 일곱 가족이 살던 시절, 아침이면 식구들은 마당에 하나밖에 없는 변소 앞에 저마다 신문지를 구긴 채 줄을 섰다. 마당에는 닭장도 있었다. 새벽 일찍부터 닭장 앞에서 닭이 알 낳는 걸 기다리다 갓 낳은 말랑말랑한 알을 만져보며 신기하게 여겼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왼쪽은 아마 대여섯 살 때 누나와 함께 찍은 사진이고, 오른쪽은 1978년 초등학교 3학년 때 동생과 함께 찍은 사진이다. 당시 동네 아줌마들은 생활비를 벌기 위해 부업으로 누런 시멘트 포대를 잘라
운교동 골목에 들어오면 벽 곳곳에 여행 드로잉과 미완으로 남은 해바라기 그림이 한눈에 들어오는 카페가 있다. 바로 카페 ‘핀든하우스’다. 이곳에서 매주 드로잉 클래스가 열린다. 드로잉 강습과 함께 ‘도시가 살롱’ 사업에 참여해 그림 그리는 도구로 각자의 여행 이야기를 풀어내는 모임도 운영한다. 사람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는 활발한 청년 허준영은 사실 춘천에 정착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다.“더이상 서울에 살 이유가 없었어요. 이사하려고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아내가 먼저 춘천이 어떠냐고 얘기해줬죠. 바로 제 고향이 춘천이었기 때문입니다
춘천 최초의 상설극장은 1930년 10월 25일 낙성식을 한 춘천극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인 峯松勝利가 지은 것이었다. 이 극장은 해방 전후 화재로 소실되고 한국전쟁 이후인 1956년 조양동에 700석의 객석을 갖춘 춘천 최초의 현대식 극장이라고 할 수 있는 소양극장이 개관했다. 소양극장은 1987년 ‘피카디리극장’으로 이름을 바꿨다.소양극장이 최초라고 하지만, 춘천사람들은 대개 10년 뒤쯤인 1967년에 생긴 육림극장을 더 많이 기억한다. 육림극장은 중앙로터리에서 운교동로터리로 넘어가는 고갯마루에 홀로 우뚝 서서 최고의 현대식
춘천의 소양강은 메콩강을 닮았다. 베트남 껀터(베트남의 5대 직할시 중 하나로 전국에서 4번째로 인구가 많으며, 메콩강 하류 삼각주에 자리 잡고 있다)가 고향인 내가 처음 만난 사람들에게 껀터가 고향이라고 하면 고개를 갸웃거리다가도 메콩강 이야기를 하면 금방 이해한다.나는 메콩강 지류인 허우강가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물고기를 잡는 어부였다. 남편과 결혼을 결정하고, 매일 새벽에 일어나 강가를 거닐었다. 지금도 허우강을 따라 높게 형성된 둑과 점점이 떠 있던 섬들이 생각난다. 이곳을 떠나고 나서 이 강을 얼마나 많이 다시 그리워할까
6월에 접어들면서 이미 무더위가 시작됐다.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에어컨 결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무겁다. 전기요금이 1kWh당 8원, 도시가스 요금은 MJ당 1.04원 올랐는데 숨막히는 더위에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물었다. 손민호(30대·약사명동) : 가격이 인상되는 부분에 대해서 당연히 부담을 느낀다. 물가상승과 기타 공공요금의 인상 폭이 월급 인상 폭보다 높아 경제적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 염려된다.김명화(40대·주부) : 아이를 키우는 상황에서 춥거나 더울 때 적절한 조치를 해줘야 하는데 가격 인상으로 에어컨 틀
지난 4월 2일 오후에 자전거 라이딩 중에 춘천MBC 아래 부근의 가파른 내리막길 자전거도로에서 사람을 피하려다 도로가 미끄러워 낙차 사고를 당했다.4월 3일 오전에 춘천시 도로과에 민원을 제기하고 처리결과를 기다리겠다고 통화하고 혹시나 내 과실로 인한 사고인지 확인하기 위해 현장에 다시 가봤다. 법령에서 정한 도로 구조와 시설 규칙을 보면 자전거도로의 경사도는 7%를 넘지 않아야 한다고 되어있다. 그만큼 7%의 경사도는 가파르다는 뜻이다.내리막길이 시작되기 전 ‘7% 경사 내리막’ 안내표지는 있었지만, 라이딩을 하면서 모퉁이에 고
‘봉황명의 우피조양(鳳皇鵈矣 于彼朝陽), 봉황이 운다. 저기 아침 해 뜨는 곳에서’ 중국 에 나오는 시구다. 봉황이 산다는 이야기가 깃든 봉의산이 있으니 그 아랫동네는 ‘우피조양’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조양동’이라 불렀다. 이 지명은 ‘아침길’이라는 도로명으로 남아 있다. 조양동과 효자동 사이로 흐르는 하천 위에 구름다리가 있었다. 이 다리는 구룡다리(구름다리)라 불리다 운교(雲橋)동이라는 지명이 되었다. 조양동의 ‘조’와 운교동의 ‘운’을 합쳐 조운동이라는 행정동이 탄생했다. 지도상으로 따지자면 동부교회-약사천 위쪽 옛
빨간색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LA VIE EN ROSE” 사랑이 듬뿍 담긴 피아프의 샹송이 떠올랐다. 해 맑은 청년 주인장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았다고 해도 괜찮을 것 같다. 가게를 방문하는 모든 사람이 아름다운 “장밋빛 인생”이 되기를 염원하면서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위생장갑을 끼고 조물조물 만들어 예쁘게 포장하는 모습도 사랑스럽다. 사랑스런 모양의 디저트에 반했다. 자연의 색을 총동원한 먹어보고 싶은 깜찍한 모양의 화과자의 화려함과 고급스러움이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맛은 과연 어떨까 하면서 조금씩 떼어 먹어보니 달콤한 팥앙금
귀신과 액을 쫓는다고 하여 옛날 사람들은 먼길을 떠날 때 봇짐에 붉은 팥 한 줌을 넣어 다녔다고 한다. 절기 중 동짓날은 작은 설날이라 해서 붉은 팥으로 음식을 해 먹는 전통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가정의 나쁜 액운을 막고 잔병을 없애 건강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귀신 퇴치에서 건강까지 지키는 붉은 팥은 비타민과 단백질 등 몸에 좋은 영양성분이 많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칼륨은 바나나의 4배 쌀보다 10배 많고, 비타민B가 풍부하며, 피로 해소, 노폐물 제거, 부종 방지 등 여러 효능이 있다. 하지만 신장 질환자는 주의를 요한다고
아폴로 싸롱은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무대에 등장하는 배우처럼 돼 버리는 탓에, 여자애들은 대개 고개 숙인 모습으로 들어섰다. 자신에게 일제히 몰리는 시선들을 의식한 행동이다. 다만 얼굴이 아주 예쁘게 생긴 경우에는 고개를 숙이기는커녕 나 보란 듯이 똑바로 쳐들고 들어왔다. 물론 극히 드문 경우였다.그런데 그 여자애는 달랐다. 누가 봐도 아주 예쁘게 생긴 얼굴인데 늘 고개 숙이며 들어왔다. 그뿐만이 아니다. 벽 옆의 빈자리를 찾아 앉은 뒤 시집(詩集)을 한 권 테이블 위에 펴 놓고 보는 모습이었다. 어둑한 실내라 벽 곳곳에 작은
춘천문화재단이 빈집과 빈 상가를 찾아 시민 문화공간으로 개조하는 ‘빈집 프로젝트’를 위한 빈집과 빈 상가를 13일까지 공모한다. 공모는 모집대상과 활용도에 따라 빈집과 빈 상가 등 두 가지로 나뉜다. 일상생활 속 문화공간으로 개조될 빈집은, 춘천문화재단이 임차료 대신 임대 기간과 규모에 따라 공간 리모델링을 제공하며 최소 7년 이상 무상 임대한다. 1순위 대상은 인구 밀집 지역인 석사동과 퇴계동이다.빈 상가는 장기 공실 중인 점포를 기획자 또는 예술가의 활동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리모델링한다. 시세의 50% 이내로 임차료를 지급하고
육림극장이 생긴 후 중앙시장 옆 고갯길은 육림고개라고 이름이 바뀌었다. 이 고개가 있는 동네는 죽림동이다. 죽림동의 지명은 봉의산의 지명으로부터 비롯되었다. 봉의산은 봉황새가 날아오르는 모양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죽림동은 봉의산 앞쪽에 형성된 마을인데 봉황새는 대나무 열매를 먹고 산다 하여 대숲이 있어야 한다는 뜻에서 해방 이후 이 마을의 지명을 죽림(竹林)동으로 개칭하였다. 재미있는 것은 죽림동 옆에 생긴 극장 이름을 육림극장이라고 붙였다는 것이다. 왜 육림이라고 붙였는지는 유래를 찾기 어렵다. 그런데 육림(育林)은 ‘산림을 가
인류 역사에서 비누의 첫 등장은 무려 기원전 2천500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메소포타미아 수메르인의 점토 유물 안에 비누와 유사한 재료가 담겨 있었고 산양 기름과 재를 섞어 비누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적혀있다. 비누(Soap)의 어원은 고대 로마에서 유래한다. 당시 로마인들은 사포(Sapo)라는 이름의 언덕에 제단을 만들고 양을 구워 신에게 제사를 지냈다. 어느 날 제사의 뒷정리를 맡은 사람이 재에 떨어진 기름 덩어리를 집에 가져가 물통에 넣으니 빨래가 잘된다는 걸 발견했다. 이후 로마인들은 재가 섞인 기름 덩어리를 사포라고 부르
영서지방에서 가장 큰 농수산물 도·소매 시장 육림고개는 본래 마가리 고개라 불렸다. 조양동에서 홍천, 원주 방면으로 가기 위해선 이 작은 고개를 넘어야 했다. 고갯길은 중앙시장까지 뚫렸다. 한국전쟁 후 중앙시장이 자리 잡으면서 고갯길까지 장사치들이 들어찼다. 열 평 남짓한 점포들이 촘촘히 들어섰다. 그 사이사이로 노점상이 좌판을 깔았다. 생선, 정육, 야채, 과일, 미곡 등 농·수·축산물이 빼곡하게 깔렸다. 양구, 화천, 홍천, 가평 등에서 이곳으로 장을 보러 나왔다. 상인들은 “중앙시장에는 의류와 잡화점이 많았고 생물은 육림고개가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소비의 증가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 무인점포가 빠르게 늘고 있다.현재 전국의 무인점포는 약 10만 개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무인 카페·편의점·아이스크림판매점·빨래방·스터디카페·밀키트매장 등 종류도 다양하다. 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의 경우 매장이 2017년 880여 개에서 지난해 3천600개로 급증했다. 창업비용이 적게 들고 인건비도 들지 않아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매장 내 범죄도 잇따르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국의 무인점포 절도 건수는 2019년 203건 정도였지만 올해는 9월까지 1
춘천시에서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약 일주일간 33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번 달 시에서 발생한 80여 명이 넘는 확진자 대부분이 변이바이러스 감염이며, 이중 델타형(인도) 변이 감염이 34건으로 가장 많았다.8월에도 유흥업소발 집단감염이 다시 시작됐다. 지난 5일부터 운교동의 한 유흥업소발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현재까지 이곳에서 5인 이상 집합금지 수칙을 어긴 방문자와 접촉자 15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 중 14명은 외국인이다. 앞서 지난 5~6월에도 석사동의 유흥업소발 집단감염으로 40
강원소방본부가 강원FC 이영표 대표와 함께 소방안전영상을 촬영했다.최근 5년간 화재 사망자의 68.9%가 주택에서 발생했다. 이에 강원소방본부는 주택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명도 높은 이 대표를 섭외해 제작했다. 영상은 3분 정도로 제작돼 집중력을 높였고, 오는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전국 최초로 수어를 도입했다. 강원도농아인협회 수어통역사가 재능기부로 참여했다.영상은, 이 대표와 강원도 캐릭터 ‘범이’와 ‘곰이’가 후평동 개인주택에서 화재 원인 제거와 예방법을 단막극 형태로 재연하는 내용이다.특히 화재경보기
파란 하늘과 붉은 단풍잎이 가을을 지나고 있다. 지난 계절의 아름다운 추억은 앙상한 가지만 남겨 놓은 채 아쉬움과 함께 단풍으로 내려앉기 시작했다. 사라져야 할 우울 코드 코로나는 한층 더 퍼지며 발악을 한다. 몸도 마음도 지쳐간다. 이럴 때, 우리를 위로해 줄 뭔가를 찾다 보니 떠오르는 음식이 있어 소개한다. 따끈하고 입에 착착 감기는 진한 국물과 소갈비가 푸짐하게 나오는 갈비탕이다. 유명한 곳이 많이 있지만 처음 그곳을 방문했을 때 진한 국물 같은 그 감동이 아직도 기억에 선하다. 넓은 식당에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자리를 모두